몇 년전에 여드름으로 병원에 간적이 있다.
원래는 비보험 약이고 그걸 알고 병원에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엄청 꼬치꼬치 캐물으시고, 진료 후에도 다시 부르셔서 '이걸 이렇게 하면 보험이 안되니 그냥 한가지 종류만 드세요, 그리고 보험되야하니 다른 약 한가지도 같이 처방했으니 그냥 필요할 때 드세요'하면서 처방해주셨다.
당시에는 그게 굉장히 귀찮았었는데, 어찌저찌 병원비는 보험이 되어서 평상시 다니는 병원비대로만 냈고 약값만 자비부담(다른 수가는 보험처리되고 약값자체만 내가 내는 것)으로 냈다.
그리고 몇년 뒤 오늘, 이번에는 다른 병원에 갔는데 '몇정당 처방전 값 얼마'하면서 처방전 팔이를 하고 있더라.
보험구분을 '기타'로 처방전을 내버리니 처방전 값이야 의사 맘대로고, 약국에서 약 조제할때도 전액 비보험(약값을 포함한 모든 수가를 내가 다 내는 것)으로 몇 년 전에 처방받고 약 샀을 때에 비해 병원비+약가 해서 3배 이상 비싸게 주고 샀다.
지난뒤에야 봄인 줄 알았다고.. 몇 년 전에는 그걸 모르고 '아 귀찮은데 그냥 비보험으로 내주시지'했는데, 이번에 한번 크게 덤태기 써보니까 그 선생님이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주시는 정말 갓갓 트루 참 의사선생님이시라는 걸 알았다.(물론 역순으로 갔으면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다. 정말 의사선생님의 마음가짐 하나로 같은 약 처방 받고 약 사는데 총액이 3배이상 널뛰기를 한다.)
그리고 반면에 처방전가지고 '장사'하시는 사짜 선생님들도 계시다는 걸 알게되었다.
지금까지 정말 좋은 의사선생님들만 만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한번도 이런 일이 없다가, 정말 병원비 내는데 갑자기 몇만원 단위 나와서 "이거 약가 아니에요? 병원비가요?"하면서 정말 식겁했다.(진료중에서 말하긴 했는데 난 당연히 약가 얘기 하는 줄 알았다. 세상에 처방전이 '한통에 얼마구요, 두통하면 두배입니다.' 이런게 어딨나!?)
그리고 왜 그렇게 해외 밀반입 의약품들이 판치는 지도 알았다. 오늘 당한식으로 덤태기쓰면 해외 밀반입 의약품 몇푼 더 주고 사는거랑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더라.(질이야 둘째치고서라도)
정말 없어지지만 않았어도 예전 병원에 찾아가서 처방받으며 감사하다고 골백번은 더 인사할텐데, 아침부터 참 씁쓸하다. 그 병원 다시는 안간다.(물론 나한테 쪽쪽 빨아서 오늘 좀 기분은 좋으시겠지)
* 처방전 후려치기 하는 병원 있으면 그병원 계속 가지 마시고 다른 병원으로 가보세요. 어차피 우리나라에 병원은 많고, 사짜 의사가 많은 만큼 트루킹갓제너럴굿닥터 의사선생님도 많으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