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타이레놀)의 전구체인 프로파세타몰(propacetamol)(데노간)을 쓰는 이유
병원에서 가장 많이 나가는 약 중 하나인 데노간.
평상시에는 성분에 관심을 안주다가 오늘 아침에 그 성분이 눈에 들어왔다.
성분명이 프로파세타몰이라 아세트아미노펜의 다른 이름인 파라세타몰(paracetamol)과 비슷하여 그 계열 약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아세트아미노펜의 전구약물(prodrug)이었다.
이때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의 전구체인 프로파세타몰을 사용하는 이유가 갑자기 궁금해져 오늘 퇴근 이후에 굉장히 열중해서 찾게 되었다.
일단 프로파세타몰은 가수분해 과정을 거쳐 아세트아미노펜으로 변환되는데, 정맥 주사시 혈관 내에서 가수분해 과정이 일어난다고 되어 있다.
딱히 검색에서 왜 아세트아미노펜 대신 전구체를 굳이 쓰는가에 대한 답변이 없어서 한참 이것저것 비교해보고 알게되었다.
우선 전구약물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포스팅에서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그리고 프로파세타몰을 사용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1번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변형하기 위해서이다.
사실 처음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을 바로 iv하면 독성기전이 있기 때문인가하고 생각하였으나, 미국에 OFIRMEV라는 아세트아미노펜을 iv로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있는 시점에서 이 가설은 기각되었다.
추가+) 우리나라에도 아세트아미노펜 iv 제제인 프로파 인퓨전(Profa infusion)이 있다. 약가는 비싸서 16,500원
그래서 더 찾아보니 위키피디아 문서에 프로파세타몰은 아세트아미노펜의 water solubility를 증가시킨 것이라고 짧게 언급이 되어(링크) 물에 대한 용해도의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아세트아미노펜에 대한 위키피디아 문서에는 상온(20’C)에서 최대 14mg/mL의 용해도를 가진다고 나와있고 이것을 약전 기준인 1g을 녹이는데 필요한 용매의 양으로 나타내면 약 72.4mL 즉, 조금 잘 녹는다(sparingly soluble)라는, iv로 쓰기에는 조금 거시기한 결과가 나온다.
추가+) 물론 단일성분 iv제제로 나와있는 Ofirmev나 프로파 인퓨전의 경우 10mg/ml가 항상 기본이다. 이는 상온 포화용해도 안에 있다.
프로파세타몰 문서에서 직접적으로 수용해도에 대해 나와있었다면 문제는 순식간에 완벽한 팩트로 해결됐겠지만, 아쉽게도 그 내용에 대해서는 써있지않아 실제로 아세트아미노펜 단일로 iv제제가 있는데, 정말 수용해도가 문제일까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래서 조금 더 찾아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 iv제제인 OFIRMEV는 조성이 조금 독특함을 알 수 있었다.(링크)
추가+) 프로파 인퓨전과 같은 국내 생산 아세트아미노펜 iv제제의 경우 조성이 나와있지 않지만 Ofirmev와 비슷할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OFIRMEV의 FDA 승인일은 2010년 11월 3일이지만 프로파세타몰의 pubchem문서의 최초 등록일이 2005년 8월 8일인 것을 보았을 때, 수용해도의 문제로 처음 그 물리화학적 특성을 개선한 전구약물인 프로파세타몰이 먼저 사용되었고 그 이후에 전구약물이 아닌 아세트아미노펜 자체로 사용할 수 있는 iv제제가 미국에서 승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추가+)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3월에 '프로파 인퓨전'이 최초로 승인을 받았다.
결국 수용해도가 문제였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아세트아미노펜 단일로 쓸 수 있는 iv제제도 있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왜 아직도 프로파세타몰을 꾸준히 사용할까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
그 가설은 두가지로
1) 분명히 OFIRMEV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iv제제는 그 조성이나 시기를 보았을 때 프로파세타몰에 비하여 비쌀 것
2) 이미 프로파세타몰에 대한 생산 공정이 확립되어 훨씬 싼 가격에 만들 수 있을 것
이 그 가설이었다.
사실 2번 가설의 경우 직접적으로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볼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어 팩트로 검증은 어렵지만, 병원에서 그렇게 많이 사용하는 것을 보면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1번 가설의 경우 미국 약가를 직접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대략적인 수준만 비교해보더라도, OFIRMEV는 아세트아미노펜 1g당(즉, 100mL당) $40(46,620원(19.06.30 기준)의 상당한 고가인데 반해 프로파세타몰의 대표주자인 데노간은 국내 수가 1,530원이라는 굉장히 저렴한 가격임을 알 수 있다.
추가+) 위에서도 말했지만, 국내 생산 프로파 인퓨전의 경우 약가 16,500원이며, 비급여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병원마다 약가가 더 비쌀수도 있다.
추가+) 또한 데노간의 정식 생산처인 영진약품 홈페이지에서 결정적으로 수용해도가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사용 직전 용해액으로 용해시킨 후 1∼2분내 근육주사, 정맥주사하거나 정맥 내 점적주입한다.'
'정맥내 주입의 경우 5% 포도당 주사액 또는 생리식염 주사액 125 mL를 이용하여 15분내에 점적주입한다.'
'일단 재구성한 제품은 2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는 부분에서 프로파세타몰이 수용액 상에서 가수분해에 취약하다는 점을 알 수 있으며, 일단 그렇게 가수분해가 되고 나면 용해도 문제로 아세트아미노펜이 용출된다고 하면 가설이 성립한다. 그리고 바로 그 아래에 나와있는 문구는
정맥내 주입시 불용의 파라세타몰로 가수분해될 수 있으므로 이때 점적주입병의 생성물은 투여하지 말아야 한다.
해결되었다.
즉, 프로파세타몰이라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전구체를 사용하는 이유는 수용해도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 보자면 약가의 문제가 있다.
요약: 프로파세타몰도 점적주입할 수 있지만, 가수분해되었을 시 불용의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용출된다.(용해도 이슈)
프로파 인퓨전과 같은 점적주입 전용의 제제는 프로파세타몰 점적주입 시간과 같은 15분이지만, 상온에서 용출되는 것이 없다. 그러나 데노간과 같은 프로파세타몰에 비해 엄청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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