ζ(0)의 값은?
0. 서론: 또 다른 미스터리 ζ(0)의 값은?
자, 이전 글 마지막에 제가 뜬금없는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아, 그래서 추천은 이전 글을 한번 읽고 오시는걸 추천드립니다.(자연수를 무한히 더한(1+2+3+4+…) 값은 사실 -1/12이었다!?)
ζ(0)의 값은 무엇일까요? 제타 함수의 정의에 0을 그대로 넣어보면...
\begin{align}
\zeta(0) = & \ \frac{1}{1^0} + \frac{1}{2^0} + \frac{1}{3^0} + \frac{1}{4^0} + \cdots \\
= & \ 1 + 1 + 1 + 1 + \cdots
\end{align}
당연히 무한대로 발산합니다.
이전처럼 리만의 '거울 공식'을 쓰면 되지 않냐고요?
거울 공식은 ζ(s)와 ζ(1-s)를 연결해줍니다. ζ(0)을 구하려면 s=0을 넣어야 하고, 그러면 ζ(1-0) = ζ(1)의 값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ζ(1) = 1 + 1/2 + 1/3 + ... 은 그 유명한 조화급수!
무한대로 발산하며, 함수가 정의되지 않는 유일한 특이점(Pole)입니다. 즉, 거울의 한쪽이 깨져버려서 반대편을 비출 수가 없는 상황인 거죠.
그럼 어떻게 구할까요? 여기서 제타 함수의 숨겨진 조력자, 에타 함수(Eta Function)가 등장합니다.
1. 구원투수의 등장: 에타 함수(η)
에타 함수는 제타 함수와 거의 똑같이 생겼는데, 부호가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점만 다릅니다.
\begin{align}
\eta(s) = & \ \frac{1}{1^s} - \frac{1}{2^s} + \frac{1}{3^s} - \frac{1}{4^s} + \cdots\\
\end{align}
자, 그럼 이 에타 함수에 s=0을 넣어볼까요?
\begin{align}
\eta(0) = & \ \frac{1}{1^0} - \frac{1}{2^0} + \frac{1}{3^0} - \frac{1}{4^0} + \cdots \\
= & \ 1 - 1 + 1 - 1 + \cdots
\end{align}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요?
네, 바로 모든 '꼼수'를 시작하게 했던 바로 그 무한급수 $S_1 $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S_1$의 값이 1/2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첫 번째 단서를 얻었습니다: $\eta(0)=\frac{1}{2} $
2. 제타와 에타의 비밀 관계
1단계: 제타 함수를 홀수 항과 짝수 항으로 분리하기
먼저, 제타 함수 ζ(s)를 펼쳐 쓴 뒤, 홀수 항들의 합과 짝수 항들의 합으로 나눕니다.
\begin{align}
\zeta(s) = & \ \frac{1}{1^s} + \frac{1}{2^s} + \frac{1}{3^s} + \frac{1}{4^s} + \dots \\
= & \ \left(\frac{1}{1^s} + \frac{1}{3^s} + \dots\right) + \left(\frac{1}{2^s} + \frac{1}{4^s} + \dots\right)
\end{align}
2단계: 짝수 항의 합을 제타 함수로 표현하기
짝수 항들의 합에서 공통 인수인 $\frac{1}{2^s}$를 묶어내면, 괄호 안이 다시 제타 함수가 됩니다.
\begin{align}
& \ \frac{1}{2^s} + \frac{1}{4^s} + \frac{1}{6^s} + \dots \\
= & \ \frac{1}{2^s} \left(\frac{1}{1^s} + \frac{1}{2^s} + \frac{1}{3^s} + \dots\right) \\
= & \ \frac{1}{2^s}\zeta(s)
\end{align}
3단계: 에타 함수에 위 결과 대입하기
에타 함수 η(s)는 (홀수 항의 합) - (짝수 항의 합) 입니다.
\begin{align}
\eta(s) = & \ \left(\frac{1}{1^s} + \frac{1}{3^s} + \dots\right) - \left(\frac{1}{2^s} + \frac{1}{4^s} + \dots\right)
\end{align}
여기서 1단계 식 ζ(s) = (홀수 항의 합) + (짝수 항의 합)을 변형하면, (홀수 항의 합) = ζ(s) - (짝수 항의 합)이 됩니다.
(짝수 항의 합)에 2단계 결과를 넣어 정리하면, (홀수 항의 합) = ζ(s) - $\frac{1}{2^s}\zeta(s)$ 입니다.
이제 이 결과들을 에타 함수 식에 모두 대입합니다.
4단계: 최종 정리
\begin{align}
\eta(s) = & \ \left(\zeta(s) - \frac{1}{2^s}\zeta(s)\right) - \frac{1}{2^s}\zeta(s) \\
= & \ \zeta(s) - \frac{2}{2^s}\zeta(s) \\
= & \ \left(1 - \frac{2}{2^s}\right)\zeta(s) \\
= & \ \left(1 - 2^{1-s}\right)\zeta(s)
\end{align}
이렇게 수학자들은 제타 함수와 에타 함수 사이에 아주 깔끔한 관계식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begin{align}
\eta(s) = (1 - 2^{1-s})\zeta(s)
\end{align}
이 둘을 연결하는 비밀의 다리인 셈이죠.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3. 마지막 퍼즐 맞추기
위 관계식에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을 대입해 봅시다. s=0을 넣는 겁니다.
\begin{align}
\eta(0) = & \ (1 - 2^{1-0})\zeta(0)
\end{align}
η(0)은 1/2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대입하면,
\begin{align}
\frac{1}{2} = & \ (1 - 2^{1})\zeta(0) \\
\frac{1}{2} = & \ (1 - 2)\zeta(0) \\
\frac{1}{2} = & \ (-1)\zeta(0)
\end{align}
따라서, 양변에 -1을 곱해주면 최종 결론에 도달합니다.
\begin{align}
\zeta(0) = -\frac{1}{2} \qquad \blacksquare
\end{align}
놀랍게도 1+1+1+...의 대표값은 -1/2이었습니다!
마치 잘 짜인 추리소설처럼, 가장 처음 등장했던 단서(1-1+1-...=1/2)가 마지막 미스터리를 푸는 결정적인 열쇠가 되었네요.
이 기묘하고 아름다운 수학의 세계,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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