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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 가설(Riemann Hypothesis) 쉽게 이해하기1: 오일러 또또 당신이에요?

 

0) 서론

오늘은 리만가설을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리만 가설이 뭐지?"라고 한다면 무조건 나와야 하는 친구가 '소수'입니다.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눠떨어지는 수죠.

근데 이 소수의 분포는 언뜻보기에 매우 불규칙하게 등장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패턴화'를 좋아하는 동물.

이 불규칙을 규칙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법칙'이 없을까 엄청 고민하게 되는데요

바로 이 지점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리만 가설"입니다.

 

리만 가설을 한 마디로 써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리만 제타 함수 $\zeta(s)$의 모든 비자명근(non-trivial zeros)은 실수부가 $\frac{1}{2}$인 직선 위에 있다."

 

뭔가 되게 어렵죠...? 그래서 이것을 좀 더 쉽게 풀어 써보면 그냥 '소수들이 얼마나 규칙적으로 분포하는가'입니다.(진짜로요!)

 

첫 시작부터 결론까지 다 내버리고 뭐하는거냐구요?

사실상, 이게 뭔지는 알아야 이후에 하는 모든 설명들이 재미있어지거든요!

 

근데 리만 가설을 들어가기 전 무조건 거쳐가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바로 그 유명한 또또 오일러씨죠

 

 

1) 오일러 제타 함수(Euler Zeta Function)

오일러가 처음 명성을 떨치게 된 문제는 바로 "바젤 문제"라고 불리는 문제였습니다.

$$ \sum_{n=1}^{\infty} \frac{1}{n^2} = \frac{1}{1^2} + \frac{1}{2^2} + \frac{1}{3^2} + \cdots = \frac{\pi^2}{6} $$

바로 이것인데요, 비록 오일러가 증명한 방법은 아니지만 이 식의 증명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위의 바젤 문제 링크를 클릭해서 한번 살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근데 진짜 학자들은 뭘 하나 발견해도 거기서 만족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일러는 바로 이것을 증명해 내고는,

"잠깐.. 지수가 2인 상황으로 볼 수 있지 않나? 그럼 지수를 $s$라고 놓고, 이 $s$가 1보다 큰 실수일 때는 어떻게 움직이지?"

(참고로 $s$가 1이면 이 급수는 발산합니다)

를 궁금해 하죠

 

수식으로 다시 써보자면,

$$ \zeta(s) = \sum_{n=1}^{\infty} \frac{1}{n^s} = 1 + \frac{1}{2^s} + \frac{1}{3^s} + \frac{1}{4^s} + \cdots \qquad (s>1) $$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오일러는 순수하게 $s$가 커지면 이 급수가 어떤식으로 움직이는지(어떤 값들을 가지는지)가 궁금했던거죠.

그리고 이 급수를 함수로 정의하고는 "오일러 제타 함수"라고 이름을 붙여줍니다.

 

 

2) 오일러는 아직도 만족 못 함: 오일러의 곱 공식(Euler Product Formula)

근데 이렇게 만들어 놓기만 했다면 천하의 오일러가 아니겠죠?

이 식을 이리저리 변형해보기 시작합니다.

 

그 중 소수를 판별하는 방법 중에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1 이상의 자연수에서 자기 자신을 남겨두고 자신으로 나눠 떨어지는 모든 수를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1. 2를 처음 만나면 2를 남기고 나머지 2의 배수를 모두 지웁니다.
  2. 이후 3을 처음 만났으므로 3을 남기고 나머지 3의 배수를 모두 지웁니다.
  3. 그 다음에 만나는 4는 앞서 2의 배수를 모두 지울 때 지워졌으므로 넘어갑니다.
  4. 이후 5는 처음 만났으므로 5를 남기고 나머지 5의 배수를 모두 지웁니다.
  5. ...

이렇게 하면, 소수의 정의(1과 자기 자신만으로 나눠 떨어지는 수)를 만족하는 수 만을 '체'처럼 거를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물론 이걸 알고리즘으로 만들면 속도는 무진장 느려서(게다가 무한대로 지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알고리즘적으로는 쓰지는 않지만, 그래도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죠!

 

갑자기 이걸 왜 설명했냐구요?

우리 대단하신 오일러 선생님께서 이 오일러 제타 함수에 이 개념을 가지고 변형을 하셨거든요...

 

자, 그럼 이 변형을 따라가 볼까요?

 

[Step 1] 양변에 $\frac{1}{2^s}$를 곱합니다.

$$\frac{1}{2^s}\zeta(s) = \frac{1}{2^s} + \frac{1}{4^s} + \frac{1}{6^s} + \frac{1}{8^s} + \cdots$$

이렇게 곱하면 밑이 '짝수'인 친구들만 식에 나타나겠죠?

 

[Step 2] 원래 식에서 위 식을 뺍니다.

$$\left(1 - \frac{1}{2^s}\right)\zeta(s) = 1 + \frac{1}{3^s} + \frac{1}{5^s} + \frac{1}{7^s} + \cdots$$

이렇게 빼버리면 밑이 '짝수' 즉, 2의 배수인 모든 항이 깔끔하게 싹 다 사라져 버린답니다.

 

[Step 3] 남은 식에 다음 소수인 $\frac{1}{3^s}$를 곱하여 다시 뺍니다.

$$\left(1 - \frac{1}{3^s}\right)\left(1 - \frac{1}{2^s}\right)\zeta(s) = 1 + \frac{1}{5^s} + \frac{1}{7^s} + \cdots$$

자, 이제 대충 감이 오시나요? 이런식으로 '에라토스테네스의 체'처럼 '밑'이 배수인 항들을 싹싹 소거시켜 나가는 겁니다.

 

[Step 4] 이 과정을 모든 소수 $p$에 대해 반복하면 우변에는 1만 남게 됩니다.

$$\cdots \left(1 - \frac{1}{p^s}\right) \cdots \left(1 - \frac{1}{3^s}\right)\left(1 - \frac{1}{2^s}\right)\zeta(s) = 1$$

 

[Step 5] 이를 정리하면 오일러의 곱 공식이 탄생합니다.

\begin{align}
\prod_{p} \left(1 - \frac{1}{p^s}\right)\zeta(s) &= 1 \\
\prod_{p} \left(\frac{p^s-1}{p^s}\right)\zeta(s) &= 1 \\
\zeta(s) &= \prod_{p} \left(\frac{p^s}{p^s-1}\right) \\
\zeta(s) &= \prod_{p} \left(\frac{1}{1-\frac{1}{p^s}}\right) \\
\zeta(s) &= \prod_{p} \left( \frac{1}{1 - p^{-s}} \right)
\end{align}

여기서 $\prod$기호는 $\sum$과 완전히 같습니다. $\sum$이 '모두 더하라~'였으면, $\prod$는 '모두 곱하라~'죠.

 

자, 이렇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과정을 거쳐서 곱 공식을 만들었는데... 오일러 선생님은 아직도 목이 마르신가봅니다.

이걸 한번 더 정리하는데, 따라가 볼까요?

 

 

3) 여기서 갑자기 등비급수가 나타났다

오일러 곱 공식의 우변(소수 부분)에 있는 각 항은 $\frac{1}{1 - p^{-s}}$ 형태입니다.

이 식은 수학에서 무한 등비급수의 합 공식 $S = \frac{a}{1-r}$의 구조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 첫째 항($a$) = 1
  • 공비($r$) = $p^{-s}$ ($=\frac{1}{p^s}$)

따라서, 이 분수 식을 다시 급수(더하기) 형태로 풀어서 쓰면 다음과 같이 전개됩니다.

$$\frac{1}{1 - p^{-s}} = 1 + \frac{1}{p^s} + \frac{1}{p^{2s}} + \frac{1}{p^{3s}} + \cdots$$

이 식의 의미는 "특정 소수 $p$를 0번, 1번, 2번... $k$번 사용하는 모든 경우를 더해 놓은 것"입니다.

 

여기서 이제 $\prod\limits_p$를 합쳐서 풀어봅시다. 이 기호는 인덱스 $p$ ($p=2, 3, 5, \dots$)에 대해서 모두 곱하라~ 라는 뜻이니까

$$\prod_{p} \left( \frac{1}{1 - p^{-s}} \right) = \underbrace{\left(1 + \frac{1}{2^s} + \frac{1}{2^{2s}} + \cdots \right)}_{p=2} \times \underbrace{\left(1 + \frac{1}{3^s} + \frac{1}{3^{2s}} + \cdots \right)}_{p=3} \times \underbrace{\left(1 + \frac{1}{5^s} + \cdots \right)}_{p=5} \times \cdots$$

이 무한한 괄호들을 전개(분배법칙 적용)한다는 것은, 각 괄호에서 항을 하나씩 골라 모두 곱한 뒤, 그 결과들을 다 더하는 것과 같습니다.

즉, 다시말해 오일러 제타함수의 정의로 돌아온겁니다.

$$\left(1 + \frac{1}{2^s} + \frac{1}{2^{2s}} + \cdots \right) \times \left(1 + \frac{1}{3^s} + \cdots \right) \times \left(1 + \frac{1}{5^s} + \cdots \right) \times \cdots = \zeta(s) = \frac{1}{1^s} + \frac{1}{2^s} + \frac{1}{3^s} + \frac{1}{4^s} + \cdots$$

 

결국 좌항의 분모(모든 소수의 곱의 조합)는 결국 우항에서 나타내듯이 모든 자연수 분모를 나타낼 수 있음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해가 잘 안가신다구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볼까요?

 

 

4) 산술의 기본 정리(The Fundamental Theorem of Arithmetic)

"갑자기 설명하다 말고 산술의 기본 정리요?"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만, 위에서 말했듯이 조금 더 자세히, 그리고 엄밀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개념입니다.

근데, 사실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아니에요.

딱 한 줄

"1보다 큰 모든 자연수는 소수들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그 표현 방법은 오직 하나뿐이다."
(곱하는 순서는 무시)

로 정의되는 정리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걸 있어보이게 풀어놓은게 정리"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는 만큼, 사실 소인수분해를 해봤던 분들이라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들릴 소리입니다.

 

그럼 위에서 설명한거랑 어떤 연관성이 있길래 이걸 따로 설명한 걸까요? 뭐 물론 '소수'라는 연관성이 있으니까 그랬겠지만서도요?

 

$$\prod_{p} \left( \frac{1}{1 - p^{-s}} \right) = \underbrace{\left(1 + \frac{1}{2^s} + \frac{1}{2^{2s}} + \cdots \right)}_{p=2} \times \underbrace{\left(1 + \frac{1}{3^s} + \frac{1}{3^{2s}} + \cdots \right)}_{p=3} \times \underbrace{\left(1 + \frac{1}{5^s} + \cdots \right)}_{p=5} \times \cdots$$

자 그럼 다시 원래의 흐름으로 돌아와서, 시각적으로만 보여드렸던 부분에 대해서 이해를 돕기 위해 $s=1$이라고 가정하고, 소수가 2와 3만 있는 경우부터 보겠습니다.

$$\left(1 + \frac{1}{2} + \frac{1}{4} + \dots \right) \times \left(1 + \frac{1}{3} + \frac{1}{9} + \dots \right)$$

분배법칙에 따라 앞 괄호의 항과 뒤 괄호의 항을 하나씩 짝지어 곱합니다.

  • $1 \times 1 = \frac{1}{1}$$\frac{1}{2} \times 1 = \frac{1}{2}$
  • $1 \times \frac{1}{3} = \frac{1}{3}$$\frac{1}{4} \times 1 = \frac{1}{4}$
  • $\frac{1}{2} \times \frac{1}{3} = \frac{1}{2 \times 3} = \frac{1}{6}$
  • $\frac{1}{4} \times \frac{1}{3} = \frac{1}{2^2 \times 3} = \frac{1}{12}$
  • $\dots$

이렇게 곱해서 나온 결과들의 분모를 보면 $1, 2, 3, 4, 6, 12, \dots$ 가 됩니다. 이는 소인수가 2와 3뿐인 숫자들입니다.

 

이제 이 논리를 모든 소수($2, 3, 5, 7, \dots$)가 있는 무한한 괄호로 확장합니다. 각 괄호에서 하나의 항을 선택해 곱하면 다음과 같은 형태의 항이 하나 만들어집니다.

$$\frac{1}{2^{a s}} \times \frac{1}{3^{b s}} \times \frac{1}{5^{c s}} \times \cdots = \frac{1}{(2^a \times 3^b \times 5^c \times \cdots)^s}$$
($a, b, c \dots$는 각 소수를 몇 번 곱했는지를 나타내는 0 이상의 정수)

여기서 분모인 $n = 2^a \times 3^b \times 5^c \times \cdots$ 를 봅시다.

 

산술의 기본 정리에 따르면:

  • 유일성: 모든 자연수 $n$은 소인수분해의 결과가 유일합니다. 즉, $a, b, c \dots$의 조합이 결정되면 자연수 $n$도 딱 하나 결정됩니다.
  • 존재성: 모든 자연수는 소수들의 곱으로 표현 가능합니다.

따라서, 각 소수의 거듭제곱(괄호 안의 항들)을 조합하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면, 자연수 $1$부터 무한대까지의 모든 수 $n$이 빠짐없이, 그리고 중복 없이 한 번씩 분모에 등장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수식으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분모를 기준으로 소수들의 거듭제곱의 합을 모두 곱한 것은, 결과적으로 모든 자연수의 합과 같습니다.

$$\prod_{p} \left( \sum_{k=0}^{\infty} \frac{1}{p^{ks}} \right) = \sum_{n=1}^{\infty} \frac{1}{n^s}$$

 

 

5) 마무리

이야, 리만 가설을 시작하기도 전에 오일러 씨의 발견만으로도 벌써 한바닥 포스팅이 되어버렸네요!

왜 이렇게 오일러 씨의 업적을 길게 늘어놨냐면... 이게 진짜 불규칙 속의 규칙을 찾기위한 거의 유일한 키이기 때문이죠!

덧셈으로 이루어진, 해석학으로 다룰 수 있는 '질서의 세계'를 나타내는 한쪽 변소수와 곱셈으로 이루어진 '혼돈의 세계'를 나타내는 한쪽 변등호로 연결한 유일무이한 식이니까요!

다음 번엔 바로 진짜 리만의 사고로 뛰어들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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